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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잡담 & 이슈

[펌] 유벤투스 팬이 본 디발라에 대한 평가 (장문)

by rogo 2019.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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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 설명

잘 생김, 젊은 나이, 기교파 공격자원, 챔스 결승 진출팀의 10번, 바르샤잡았도르.

 

화려한 이력에 더해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얽히면서 요 며칠 주목도 폭-발한 아르헨티노 되시겠다.

#. 근데 왜 등떠밀려 나가는 모양새요?

 

의문을 갖는 건 당연하지만 이유는 굉장히 심플하다.

 

지금의 디발라는 성장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시간을 허비한, 소위 ‘트위너’거든.

 

#. 왜 트위너가 됐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선 과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 크게 3가지 분기점으로 나눠서 저 선수의 선수 생활을 살펴보자.

 

14/15, 15/16 시즌 - 기대치 최절정 시기

 

디발라가 대외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점의 역할은 공격수였다.

 

전문 윙어을 쓰지 않던 팔레르모에선 최전방 프리롤,

유벤투스 1년 차엔 투톱 자원 중 하나.

 

요 시기에 굉장히 잘 했다. 전임자의 그늘에 가려질 걸 걱정했는데 ‘어쩌면 테베즈 이상 가는 레벨의 선수가 될지도 몰라!’ 하는 기대를 갖는 사람도 생길 정도였으니.

 

93년생의 어린 선수가 저 두 시즌 간 보여준 특성 및 활약의 일관성 등을 보면 이즈음해서 이미 대략적인 성장방향의 견적이 나온 상태였다고 봐야 할 거다.

 

현대 축구의 흐름을 따졌을 때 투톱 중 스몰 역할로 성장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겠지.

 

2. 16/17 시즌 – ‘이과인’으로 인한 포지션 변경 시기

 

그런데 16/17 시즌 여름이적 시장에서 포그바라는 대형자원이 이탈한 이후, 유벤투스가 나폴리에 90m을 주고 이과인을 뽑아오면서 선수 성장에 제동이 걸려버린다.

 

투톱에서 저 이과인과의 호흡이 썩 안 좋았는데, 마냥 적응을 기다리기엔 당시 이과인이 직전 시즌에 원톱으로 세랴를 폭격하며 기록을 갈아치우던 선수였다는 점이 문제였다. 솔직히 아까운거지.

 

그러던 와중에 알레그리는 디발라를 2선으로 내려쓰면서 만추키치를 측면으로 돌려버리는 방안을 제시했고, 요게 대박이 나면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찍는다.

 

그치만 솔직히,

 

저 때 디발라가 기대치만큼의 모습을 보여줬냐하면 난 아니라고 대답할거다.

 

애초에 디발라의 기회창출 능력이란 게 그렇게 대단하지 않거든. 9번치고는 뛰어나지만 10번으로 쓰기엔 아쉬움이 남아.

 

킥력이 뛰어난 선수라 득점은 곧잘 했는데 결과에 비해 통상의 기대치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진 못했던 거다.

 

17/18 시즌 – ‘더글라스 코스타’로 인한 구단 내 위상 변경 시기

 

 

고렇게 한 시즌이 지난 뒤 유벤투스는 더글라스 코스타와 베르나르데스키를 사오며 측면자원의 질과 양을 보강했는데, 저 때 당시 클럽에 3선 미드필더 자원이 굉장히 많았어.

 

이 때 442나 4231같이 중원의 쪽수가 적은 포진을 사용한다면, 확고한 주전인 피아니치를 제외할 때 마르키시오 / 케디라 / 벤탄쿠르 / 마투이디 / 스투라로 5명 중 1명만 살아남는 상황이었던거지.

 

감독의 성향은 둘째 치고 상황만 보더라도 어지간하면 3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해야했다. 따라서 당시 알레그리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개였다.

 

윙을 안 쓰거나, 10번 역할을 배제하거나.

 

선수로 따지면 더글라스 코스타 / 디발라 중에 하나를 골라야했던 거다.

 

위에서 다소 혹평했지만 10번 역할에서의 디발라가 그렇게 형편없던 건 아니거든? 평가자에 따라 리그 상위권 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는 됐어.

 

하지만 저 때 더글라스 코스타는 리그에서 비교군이 없을 정도로 최상위 레벨의 언터쳐블 측면 자원이었지. 감히 비빌 언덕이 아니었다.

 

만약 디발라가 메시처럼 측면에서 가치가 유지되는 선수였으면 베르나르데스키에게까지 자리를 위협받진 않았겠지만 그렇지 못했고, 이로 인해 조금씩 베르나르데스키의 출장기회가 늘어나게 됐다.

 

디발라와 메시와 겹쳐보면 안 돼. 둘은 질을 떠나 결이 다른 선수들이다.

 

18/19 ‘그 남자’ 입성 이후

 

굉장히 오해가 많은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호날두가 들어온 작년 시즌은 오히려 디발라에게 굉장한 기회였다고 봐야 할 거다.

 

부동의 원톱이던 이과인이 튕겨나간데다가 작년에 펄펄 날아 댕기던 코스타가 ‘히드라 징계 + 부상 콤보’로 뭘 보여준 게 없던 시즌이거든.

 

코스타가 나가리된 기간 동안 10번 역할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원톱 내지 측면에서의 역할에서 가치를 입증해내거나. 셋 중 하나만 성공하면 됐다.

 

하지만 원톱에선 떠난 이과인은커녕 기량 저하가 나타난 만주키치보다도 효용가치가 떨어졌고, 감독은 최상위 레벨 기준에 못 미치는 10번을 굳이 기용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으며,

 

 

그러던 와중에 측면에서 베르나르데스키마저 치고 나왔다. 창의성은 좀 떨어질지언정 이 쪽 역시 킥력은 확실하고, 무엇보다 측면 자원으로서의 역할에 익숙한 선수다보니 만주키치 및 호날두와 함께 써먹기에 여러모로 만만했거든.

 

결과적으로 셋 모두 실패한거다.

 

오해를 정정하고 가자. 디발라는 호날두가 아니라 ‘이과인’과 ‘더글라스 코스타’로 인해 자리를 못 잡고, 설상가상으로 연쇄효과로 베르나르데스키가 치고 나오면서 붕 뜬 거다.

 

# 소결

 

상기한 이유로 디발라는 지난 4년 간 유벤투스에서 제대로 된 성장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선수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실패한 ‘트위너’가 됐다.

 

디발라에 대한 설명이 중구난방인 게 이것 때문일거야. ‘쟨 이런 선수야!’라고 한 줄로 설명하기 영 마뜩찮거든.

 

분명히 폄하될 레벨의 선수는 아니다. 완성된 킥과 더불어 기술 역량도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이라 게임이 잘 안 풀릴 때 기대를 걸어봄직한 개인 능력은 분명히 있는 선수니까.

 

다만 선수에 대한 설명이 길어지는 시점에서 이미 월드 클래스니 뭐니 하는 레벨엔 한참 못 미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다. 지나친 기대심리야 그건.까놓고 말해 팬들의 기대심리를 온전히 충족하는 선수였다면 맨유가 아니라 그리즈만이 이탈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먼저 달려들었을걸.

 

하지만 AT는 디발라의 평가액을 웃도는 돈을 투자하며 펠릭스라는 신예 자원을 데려왔고, 난 지금 시점에서 저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뭐가 됐건 최고 잘하던 위치에서 멀어진지 벌써 3년이 지났고 원톱과 2선 / 측면 등의 역할에선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입증되어버린 선수니까.

 

글쎄다. 난 EPL을 잘 안 보지만 몇 안 되는 경기에서 살핀 루카쿠 역시 아이덴티티가 불명확해보였고 지인들 또한 동의하는 편이더라.

 

동갑내기, 트위너, 엇비슷한 경제적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공격자원들의 스왑딜 이야기가 나오는 건 이성적으로 볼 때 충분히 납득 가능한 딜이다.

 

# 찐결

 

‘이성적으로 볼 때 충분히 납득 가능한 딜이다’라는 건,

 

바꿔 말해 객관적인 스탠스를 취하려고 노오-력하지 않으면 영 불편한 딜이란 이야기다.

 

그만큼 팬들에게 많은 기대와 사랑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성장시기와 구단의 상황이 잘 맞물렸더라면 조금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남는 친구다.

 

난 아직 저 선수에게 한 번쯤은 반등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믿는다. 어느 구단에서 어느 감독을 만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솔직히 유벤투스에 남아 성공하는 그림은 잘 안 그려지거든. 그런 의미에서 디발라 개인에게도 지금은 이적을 도모하기 퍽 괜찮은 시점이라고 봐.

출처

 

디발라에 대한 선수 평가가 중구난방이길래 정리해볼 겸 글 남김.

 #. 간단 설명   잘 생김, 젊은 나이, 기교파 공격자원, 챔스 결승 진출팀의 10번, 바르샤잡았도르.   화려한 이력에 더해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얽히면서 요 며칠 주목도 폭-발한 아르헨티

www.fmkorea.com

글내용이 좋아서 퍼왔습니다.

디발라가 유벤투스 합류한 이후로의 커리어를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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