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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칼럼/자작 칼럼

세르비아 대표팀에 대해 알아보자

by rogo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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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비아 대표팀은 유럽지역 월드컵 예선에서 6승 2무로 A조 1위를 달성하여 본선 진출에 성공하였습니다.

 세르비아는 오래전 유고슬라비아 합쳐진 체제에서 축구 대회에 출전하였으며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된 이후 1998년부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로 몬테네그로와 합쳐져 대회에 출전하였습니다. 이윽고 2006년 두 나라가 서로 분리되자 다음 대회인 2010년 대회부터 정식으로 세르비아 단독으로 '세르비아 대표팀'이라는 명칭으로 축구 대회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첫 대회인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모습을 보였고 다음 2014년에는 예선 탈락으로 같은 유럽 국가인 독일의 월드컵 개최에 참여하지 못했고 다시 다듬어  2018년엔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하였습니다. 3번의 본선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머물렀던 세르비아는 이번에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예로부터 신체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즐비한 국가였습니다. 같은 유럽권에서도 위협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던 세르비아는 본인들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대표팀이었고 이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 몇 차례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정식 무대인 본선 조별리그에선 큰 신체조건에 가려진 창의성 부족과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로 뒤집는 경기를 못만들어내는 등으로 아쉬운 모습으로 매번 조별리그 탈락을 하여 강국이 많은 유럽의 국가 중에서 저평가를 받는 대표팀 중 한 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다릅니다. 그들은 이번 예선에서 조 1위 후보인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제치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여 이변을 만들어내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습니다. 마지막 예선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포르투갈의 약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공격과  이른 실점에도 무너지지 않고 90분의 추가시간까지 집중하는 멘탈로 역전 승리를 따내 그들이 강팀임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제가 두 눈으로 확인한 세르비아는 유럽 강팀에도 쉽게 지지 않을 좋은 경기력을 갖췄고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부분도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아 본선 진출 이변이 끝이 아닌 본선이 기대되는 대표팀 중에 하나입니다.

 아래 내용과 함께 저와 유럽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르비아 대표팀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1. 지역 예선 성적

순위 경기 수 득점 실점 골득실 승점 최근 5경기
1 세르비아 8 6 2 0 18 9 9 20 v v v - v
2 포르투갈 8 5 2 1 17 6 11 17 x - v v v
3 아일랜드 8 2 3 3 11 8 3 9 v - v - -
4 룩셈부르크 8 3 0 5 8 18 -10 9 x v x x x
5 아제르바이잔 8 0 1 7 5 18 -13 1 x x x x -

 세르비아는 8경기 6승 2무 0패로 지역 예선을 뚫었습니다. 같은 조에 비교적 약팀인 룩셈부르크와 아제르바이잔이 있음을 감안해도 무패로 지역 예선을 마무리한 것은 그들이 고평가 받을 만한 이유를 보여줍니다. 세르비아가 좋은 활약을 하는 동안 초반에 승점을 잃으며 주춤한 '강력한'1위 후보였던 포르투갈은 1위 쟁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세르비아를 뒤 쫓았고 마지막 경기(포르투갈 v세르비아) 직전까지 승점 동률을 만들어냈습니다.

 남은 한 경기의 승패를 통해 본선 직행 티켓 or 플레이오프 행이 갈릴 두 대표팀은 모든 걸 걸고 싸웠으며 결과는 세르비아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되며 세르비아가 본선 직행하게 되었고, 패자 포르투갈은 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됐습니다.

 위의 표를 살펴보면 득점부분에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조에 있는 '득점머신' 호날두와 많은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포르투갈보다 세르비아의 득점 수가 많습니다. 물론 최종전으로 인해 고작 1점 차이지만 포르투갈 못지않게 세르비아 또한 강력한 골 결정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룩셈부르크와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비교적 약팀이 있는 조에서는 이길 경기를 꼭 이길 수 있는 명확한 파괴력이 필요로 합니다. 세르비아는 그것을 갖췄고 확실한 득점력을 갖추는 것이 승승장구에 많은 영향이 끼쳤음은 같은 조 3위로 마무리한 아일랜드를 통해 증명이 가능합니다. 그들은 세르비아보다 적은 실점에도 득점력 부족으로 최근 5경기에서 2승 3무를 기록하며 3위로 쳐졌습니다. 이는 아일랜드가 세르비아와 득점력이 바뀌었다면 세르비아 자리에 아일랜드가 위치했을 것입니다. 또는 세르비아가 지금처럼 득점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포르투갈이 당연히 1위를 차지했을 것이고 아일랜드와 2위를 두고 쟁탈전을 했을 것입니다. 어찌 됐든 세르비아는 단순 행운의 요소뿐만 아니라 기본부터 탄탄히 갖춰 지역 예선을 치렀으며 결과를 통해 증명하였습니다.

2. 핵심 선수의 활약 

 이처럼 세르비아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건 대표팀 내 핵심 선수들의 활약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방에서 세르비아의 마무리와 타디치의 공간 창출을 도왔던 두산 블라호비치와 큰 키의 선수들 사이에서 뛰어난 테크닉으로 창의성과 지원을 해준 두산 타디치가 눈에 띄어 두 선수를 핵심 선수로 정하였습니다.

  2-1. 두산 블라호비치

 두산 블라호비치는 이탈리아 세리에 A 피오렌티나 소속 주전 스트라이커입니다. 위 사진처럼 과거 피오렌티나에서도 뛰었던 이탈리아 장신 스트라이커 루카 토니가 생각나는 그는 2000년생으로 190cm의 신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전 유럽에 눈에 띄어 많은 러브콜을 받았으나 팀에 잔류하여 피오렌티나의 창이 된 그는 현재(2021-11-22 기준) 리그에서 13경기 선발 출전 10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는 세리에 A 대표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라치오의 치로 임모빌레와 동률로 득점왕 레이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큰 신체를 가졌음에도 날렵함을 갖췄습니다. 상대 수비수와 격렬하게 몸싸움으로 경합을 하다가도 갑자기 빠르게 상대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상대 수비수들을 골치아프게합니다. 그리고 기회를 잡았을 때 마무리 또한 간결하게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등 스트라이커로서 필요한 능력을 제대로 갖췄습니다. 아직 볼 소유나 패스는 약점으로 꼽을 정도로 아쉽지만 어린 나이에도 베테랑처럼 지능적이며 신체를 잘 활용하는 그는 이미 이미 유럽에선 제2의 레반도프스키, 제2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로 불리고 있는 핫 루키입니다. 

 세르비아의 어린 스트라이커는 대표팀에서도 클럽의 활약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지역예선에서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분류 되어 모든 경기에 출전(4경기 선발, 2경기 교체)하였으며 그중 4골을 득점하며 대표팀에서도 간판 스트라이커가 되었습니다. 그는 대표팀에서 타디치 앞의 원톱 또는 투톱체제에서 알렉산더 미트로비치나 루카 요비치 중 한 명과 짝을 이뤄 경기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가장 중요했던 포르투갈전에서 직접 득점하지는 못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 만들며 포르투갈 수비진을 괴롭혔고 결국 지속적인 움직임을 통해 두산 타디치의 동점골에 기여하였습니다.

  2-2. 두산 타디치

 두산 타디치는 아약스 소속입니다. 오랜기간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에서 주전으로 출전하였지만 빛을 보지 못했던 타디치는 2018년에 본인이 활약했던 네덜란드리그의 아약스로 복귀하였습니다. 그가 이적한 18/19 시즌 아약스의 감독 에릭 텐 하흐의 전술 철학에 맞춰 펄스 나인 또는 2선 다양한 곳에 배치된 타디치는 기량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클럽의 어린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마치 전성기 바르셀로나를 연상시키는 화끈하고 재밌는 축구로 에레디비시와 UEFA 챔피언스리그를 강타하였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토너먼트에서 꺾는 이변으로 4강까지 진출한 그와 아약스는 아쉽게 토트넘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꿈을 마무리했지만 타디치는 해당 시즌에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 챔피언스리그에서 11 득점으로 득점 2위, 챔피언스리그 올해의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등 뒤늦게 전성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이후 챔피언스리그의 활약으로 어린 선수들이 이적을 하여 공백이 생겼고, 코로나19사태가 겹치며 잠시 부진을 겪은 타디치와 아약스는 20/21 시즌부터 다시 클럽과 함께 부활 현재 21/22 시즌에는 리그 13경기 5골 10도움과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모든 경기 (4경기) 출전에 1골 1도움으로 아약스의 전승을 이끌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 짓게 하였습니다.

 타디치의 전성기 맞이함과 맞춰 세르비아 또한 대표팀의 경기력상승이 이어졌는데, 그동안 세르비아에 꼽히던 약점인 창의성 부족, 스타 플레이어의 부족을 타디치 한 명으로 메꿨습니다. 앞서 소개된 두산 블라호비치는 전방에서 세르비아의 마무리를 책임졌다면 타디치는 마무리 직전의 파이널 패스을 담당하였으며 그의 화려한 테크닉으로 세르비아의 공격 패턴에 창의성을 불어넣었습니다. 때로는 전방의 스트라이커들 대신 타디치가 좋은 위치 선정과 정확한 킥으로 마무리까지 해주며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아약스를 이끈 것처럼 세르비아 대표팀을 이끌었습니다.

 대표팀에서 타디치가 스트라이커 뒤에 위치하여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던 그는 팀원이 만들어준 공간을 잘 활용하여 본인과 앞의 스트라이커들 모두 살려냈습니다. 실제로 본선 진출에 화두가 된 포르투갈전엔 블라호비치가 만들어준 공간과 세컨볼을 타디치가 슈팅으로 연결하여 득점에 성공하며  타디치가 본인의 역할을 매우 정확히 소화하였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는 지역 예선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2골 6도움을 기록하여 대표팀의 핵심임을 입증하였습니다.

3. 드라간 스토이비치 감독의 맞춤 전술

 드라간 스토이코비치를 설명하기 앞서 전 대표팀 감독인 류비샤 툼바코비치는 자국에서 이력을 인정받는 좋은 감독이었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온 안전을 우선시한 보수적인 경기 운영 방식과 트렌디하게 변화하는 축구계의 전술 트렌드를 잘 따라가지 못하며 강팀에 뒤쳐진 축구로 중요 경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더 나아가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유로 2020 본선 티켓이 달린 플레이오프에서도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던 세르비아는 스코틀랜드에 패배해 유로 예선 탈락과 함께 성적문제&경기력 문제로 경질되었습니다.

 이후 잠깐의 대행을 거쳐 드라간 스토이비치는 올해 2월부터 대표팀을 이어받았습니다. 그전에는 일본리그와 중국리그에서 감독생활을 하였는데, 선수 시절엔 빅리그에서 적응 실패와 부상으로 일찍 J리그에 정착해 선수 커리어를 마감한 것이 연결되어 J리그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고 해당 경험이 중국리그 까지 이어졌습니다. 가장 최근까지 감독직을 하였던 광저우 푸리에선 2015년부터 지휘하여 팀을 이끌었고 마지막 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었지만 그동안 중국에서 성과를 냈던 것이 인정받아 세르비아를 맡게 되었습니다.

 스토이비치는 이전 감독과 달리 핵심 선수 중심으로 팀의 전술을 짰으며 남은 선수들에게도 클럽과 비슷한 역할을 부여하여 선수들의 역할을 재 개편했습니다. 기존에 대표팀에서 쓰이던 3백 기반은 여전히 같으나, 두산 타디치를 측면의 자리가 아닌 클럽에서 처럼 중앙에 위치하도록 하였습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은 타디치는 3-4-1-2 또는 3-5-1-1의 포메이션을 에서 1의 자리를 맡아 아약스에서처럼 자유로운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한 그동안 클럽의 활약에 비해 아쉽게 활용됐던 전천후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를 클럽처럼 3 미들 형태가 아니지만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인 네마냐 구데이와 파트너로 붙여 그에게 자유로움을 주었고 자유를 얻은 밀린코비치-사비치는 경기장 후방과 전방을 넘나들며 세르비아의 공수에 기여했습니다.

 스토이비치는 요비치-블라호비치-타디치 체제에서 타디치를 중앙으로 옮기면서 본인의 포지션을 잃은 루카 요비치와 블라호비치와 출전 시간을 분담할 수밖에 없었던 후보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미트로비치에게 블라호비치와 짝을 이뤄 선발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고 그동안 원톱으로 출전하였을 때 스타일로 인해 한계를 맞이했던 알렉산더 미트로비치는 타디치의 후방지원과 파트너 블라호비치의 날렵한 침투로 본인의 주 능력인 공중볼 경합을 용이하게 활용하여 세르비아의 또 다른 무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가장 최근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1대1인 상황 후반에 교체 투입되어 블라호비치와 투톱을 섰고 미트로비치는 경기 막판 포르투갈 수비진이 블라호비치의 움직임에  이목이 끌리는 순간 자유롭게 좋은 위치 선정을 하였고 크로스를 이어받아 쉽게 헤더 골을 성공시키며 조국을 월드컵 본선에 올리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스토이비치는 선수들을 살려냄과 동시에 본인의 전술 철학 또한 팀에 적응시켰습니다. 이전 내려앉은 수비, 롱볼, 공중볼 경합 등으로 요약되던 세르비아 고유의 색을 어느 정도 남긴 채 짧은 패스를 통한 볼 점유 축구를 선보였습니다. 그의 철학은 포르투갈전에서 빛이 났는데, 이전 세르비아처럼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경기운영을 해오던 페르난두 산투스 체제의 포르투갈을 상대로 세르비아는 짧은 패스를 하며 상하좌우 간격을 좁히며 대형을 갖춰 천천히 포르투갈 진영에 접근하였고 볼 점유를 통해 포르투갈 박스 앞에 머물며 공간이 생기면 간결하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거나 측면으로 연결해 빠르게 크로스를 하게끔 하였습니다. 물론 경기 초반 세르비아가 전술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빌드업 미스로 볼을 빼앗겨 선제 실점을 하였지만 실점 이후에도 전술을 계속 이행하여 소극적인 포르투갈을 더 밀어붙였습니다. 더 이상 뒤로 갈 곳이 없을 정도로 내려앉게 된 포르투갈은 자리만 지킬뿐 세르비아의 움직임을 쉽게 막지 못했고 골키퍼와 수비수의 슈퍼세이브에 의존할 뿐이었습니다. 세르비아는 경기 내내 볼 점유를 유지하며 주도권을 가지고 포르투갈을 두들겼으며, 포르투갈은 역습만 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경기에서 세르비아와 포르투갈의 패스 횟수는 440대 344, 점유율은 57대 43으로 세르비아가 경기의 주도권을 가졌습니다.

 스토이코비치는 수비라인을 높게 올려 좁게 형성된 세르비아 선수들의 진영으로 포르투갈의 유효한 역습을 몇 번이나 막아냈으며 동점골을 득점하기까지 연결시켰습니다. 후반까지 진행된 1대1 상황에서 그는 타겟 스트라이커 미트로비치를 교체 투입시켰고 블라호비치와 짝을 이루게 하여 압박을 받고 있는 포르투갈 수비진에 또 하나의 무기를 추가하여 그들을 무너뜨렸습니다. 미트로비치가 역전골에 성공하며 결국 승리를 거며쥔 스토이비치는 본인의 전술 철학과 상대에 따른 경기 준비, 그리고 경기 중 용병술로 무 대응 무 전술 상대 감독인 산투스와 비교되어 본인의 능력을 입증한 경기였습니다.

이처럼 스토이비치가 이끄는 세르비아 대표팀은 해당 경기를 통해 그들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게 될 전 세계의 대표팀에게 경고했습니다. 유연해진 세르비아가 카타르로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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